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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터미널 _ 기다리는 자 VS 내보내려는 자, 진심은 통한다

by 용필언니 2021.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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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 2004년

 

1. 터미널에서 바라본 세상

터미널은 설렘의 장소입니다. 외국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터미널에 왔다는 것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험의 출발을 이야기합니다.

동유럽의 작은 나라 '크로코지아' 출신의 주인공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는 설레는 마음으로 뉴욕으로 여행을 갑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대를 빠져나오기 전 뉴스를 통해 소식을 듣고 그는 펑펑 웁니다. 조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한 순간에 나라가 유령국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빅터는 공항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조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이 공항에 발이 묶이고 말았습니다. 새 정부가 수립되어 비자와 여권이 갱신될 순간만을 기다려야 합니다. 언어가 다른 타국에서 미아가 된 그의 심정이 착잡했을 것 같습니다. 당연하게 여겼던 조국의 존재를 잃고 불안한 상황에서 평범한 일상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 계속 '플리즈'만 외쳐대며 도움을 청하지만 아무도 선뜻 도와주지 않습니다. 홀로 뉴욕공항에 남겨진 그는 호락호락 않은 상황 속에서 비자가 갱신되기를 기다리며 공항에서 숙식을 해결해 나갑니다. 나라면 절망감에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공항에서의 체류 기간은 예상 외로 길어집니다. 체류가 길어질수록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우선, 돈이 없어서 카트를 정리하며 동전을 모으거나 서점에서 책을 사서 영어 공부를 하여 터미널 생활에 적응해갑니다. 영어실력도 급격하게 늘어 다양한 터미널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갑니다. 그 중에 공항 관리자 프랭크는 빅터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여 그가 규정을 어기고 문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빅터가 하는 일을 계속 방해하면서 그가 문을 박차고 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빅터는 제안을 거절하고 계속 기다리겠다고 말합니다. 편법을 쓰지 않고 일이 해결되기를 차분히 기다리는 빅터의 모습은 영화 장면 중에 큰 감명을 주는 부분입니다. 누구나 쉬운 길을 가고 싶어 하지만 빅터는 정직한 방법을 선택하고 기다립니다.

처음에는 국가가 없다는 이유로 빅터에게 반감을 갖고 멀리하던 사람들이 그의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알고 점점 친해지며 서로 진심으로 대하고 도와주려고 합니다. 빅터는 터미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됩니다.

마침내 조국에 평화가 찾아오고 빅터는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공항 밖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가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공항 밖으로 나가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나 또한 기뻐하며 그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뉴욕까지 오게 된 이유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소원을 이루어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느 째즈 뮤지션의 사인을 받기 위해서 온 것이었는데 그 마음이 너무 순수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도 인생에서 터미널에 머물러 있을 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고 멈춰야 할 때에 절망하기보다 인생의 목적지를 정하고 간절함을 갖고 기다릴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혼자이기보다 주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 그래서 더 중요합니다.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은 빅터의 긍정적인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켰고 우직하게 본인이 할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결국 옳은 길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영화 "터미널"은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된 영화입니다. 실제로 1988년부터 2005년까지 파리공항에서 18년간 지내야했던 이란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영국으로 유학 갔다 돌아오는 길에 이란 왕정 반대시위에 참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벨기에로 망명했습니다. 다시 어머니 고향 영국으로 넘어가기 위해 파리공항을 거쳐 가던 중 여권을 분실하여 입국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지 못해 공항에 눌러 앉게 됩니다. 18년 동안 공항에서 지낸 것도 대단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메르한의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 터미널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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