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오베라는 남자
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동명의 북유럽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예전에 소설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영화는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갈지 기대를 하며 보게 되었습니다.
책과 다른 점을 찾으며 보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였습니다.
영화와 책을 간략하게 비교해보자면, 책에서 오베는 속으로만 짜증을 많이 내는 과묵한 노인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반면, 시각적 요소를 나타내야하는 영화 특성상 오베라는 인물은 매사 불만이 많고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고 고집을 부리며 본인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털어놓는 노인으로 그려내었습니다.
그래서 책에서 이해하기 힘든 장면들을 영화에서는 바로 볼 수 있어서 스토리를 이해하기 편했습니다.
물론 자세하게 상황이나 감정을 풀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말입니다.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성적표를 자랑하던 날, 언제나 과묵했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이 크셨던 아버지가 기차사고로 돌아가시게 됩니다.
홀로 남겨져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아 살아가던 오베는 사랑하는 아내 소냐마저 세상을 떠나고 얼마 후 다니던 직장에서조차 해고 통보를 받게 됩니다.
오베는 아내를 따라가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하지만 그때마다 이웃들은 오베를 찾아옵니다.
정확히는 오베의 계획을 방해하며 귀찮게 합니다.
오베가 그런 시도를 할 때마다 의도치 않게 곤경에 처한 이웃을 도와주게 됩니다.
또 기차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해 주기도 하고 집없는 고양이를 데려다 집에서 키우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오베는 까칠한 남자 같지만 은근히 귀엽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계획을 실패할 때마다 일그러지는 오베의 표정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이웃들 덕분에 사라져간 희망의 빛을 보게 됩니다.
상처로 인해 사람들과 세상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잔잔하게 흐르는 감동, 재미, 웃음이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질 것입니다.
2. 까칠한 남자 '오베'가 보는 세상
오베가 배운 세상은 남말 하기 싫어하고 필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던 무뚝뚝한 아버지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로부터 자동차의 원리를 배웠고 함께 일을 다니며 다른 사람 이야기를 즐겨하지 않을 것, 남의 것을 탐내지 말 것, 정직할 것 등 인생의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아버지가 눈 앞에서 사고로 돌아가시던 날 절망하게 됩니다.
아버지가 선불로 받은 급여를 반납하려고 갔을 때 사장의 권유로 아버지가 하시던 일을 이어서 할 수 있게 해주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 오베는 갑작스런 화재로 인해 집마저 불타게 되고 절망감에 기차 객실 안에서 잠을 청하는데 깨어보니 움직이는 기차 안에서 운명적으로 소냐라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하였지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소냐에게 오베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소냐에게 오베는 까칠하지도 않았고 그녀가 말하는 몇시간 동안이라도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유일한 남자였기에 소냐는 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비록 오베가 비싼 선물을 사주고 달콤한 말을 하고 사랑의 시를 읊지 않아도 말입니다.
소냐는 밝게 잘 웃고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보는 여인이었습니다.
오베는 그녀의 웃음이 좋았고 그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듣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오베와 소냐는 결혼을 하고 소냐는 아이를 임신합니다.
너무나 행복해하던 그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출산을 몇 개월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둘은 출산 전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스페인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여행 도중 버스사고가 발생하고 소냐는 크게 다쳐 하반신 마비가 되었으며 아기마저 잃고 맙니다.
아기를 잃은 슬픔에 소냐는 크게 상심하지만, 잃어버린 아기 대신 모든 사람들이 손을 놓은 특수학교 문제아이들을 위해 교육자로 나섭니다.
오베는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하지만, 사고 죄책감에 사로잡혀 매일매일 분노와 싸웁니다.
그런 오베를 안타까워하고 위로하는 소냐. 사고로 모든 것을 잃었다 생각했지만, 소냐와 오베는 서로를 의지하며 잘 이겨냅니다.
오베에게 소냐는 삶의 이유였고 전부였지만, 세월이 흘러 소냐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얼마 후 장기 근무했던 직장에서 해고 통보를 받게 된 오베는 더 이상의 삶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결심합니다.
매일매일 마을을 순찰하며 이곳저곳 살피는 오베의 행동이 이상해보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고로 잃은 트라우마로 인한 행동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소냐가 떠난 후 더욱 까칠하게 이웃을 대하며 마음을 닫은 오베는 사사건건 이웃들과 부딪히며 점점 고립되어 갔지만 옆집으로 한 가정이 이사를 오게 되면서 상황은 다르게 흘러갑니다.
의도치 않게 옆집 임산부 파르바네와 티격태격하면서 서툴지만 서서히 그들과 어울리게 됩니다.
삶의 의지를 잃어가던 그가 이웃들과 고양이 덕에 점점 삶의 의지가 생기면서 오랜 친구였던 루네가 식물인간이 되어 하얀 와이셔츠 공무원에게 빼앗길 위험에서 건져내기 위해 민원을 넣고 강력히 항의합니다.
결국 이웃들과 힘을 합쳐 공무원을 쫓아냅니다.
점점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오베입니다.
그래서인지 아기를 잃었던 오베가 세월이 흘러 이웃 여인 파르바네의 갓난아기를 안았을 때 큰 감동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오베는 까칠한 꼰대에서 점점 따뜻한 남자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오베는 결국 이웃과 행복하게 지내며 마지막까지 함께 합니다.
3. 영화를 통해 느낀 점
영화 초반에는 오베라는 사람이 고집불통에 고지식하고 그저 나이만 많은 노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스토리를 보며 왜 오베가 그런 사람이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소냐를 향한 오베의 사랑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뭉클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떻게 오베와 같은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없어도 잊지 못하는 일편단심의 사랑입니다.
영화에서 소냐의 무덤에 찾아가서 본인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오베가 아직도 소냐를 그리워하며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냐는 오베의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었으며 소냐가 죽은 후에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니라는 오베의 고백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베는 본인이 세운 기준대로 세상을 살아가고 그것만이 옳은 것이라 여기며 이 기준을 방해하는 모든 사람들을 미워합니다.
파르바네의 말처럼, 자기 연민에 빠져 살며 자기만 전부 옳다고 생각하고 사소한 일에 화를 낸다는 것입니다.
나도 오베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나의 기준에 벗어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미워할 수도 있겠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르게 생각한다고 해서 미워할 필요는 없는 데 말입니다.
그저 그대로 인정하면 되는 것입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진행됩니다.
오베라는 남자와 아버지, 소냐, 주변 이웃들이 그리는 감동스토리가 있고 그래서 끝까지 여운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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