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레이먼드 카버
제목 : 대성당(Cathedral)
출간일 : 2014. 05 .23
출판사 : 문학동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리얼리즘의 대가’ ‘미국의 체호프’ 등으로 불리며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입니다.
『대성당』은 그가 단편작가로서 절정기에 올라 있던 시기의 문학적 성과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그의 대표작입니다.
표제작 「대성당」을 비롯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깃털들」 등 총 열두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집은, 평단과 독자의 지지를 동시에 얻었으며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간결하게 논하자면, 그는 해야 하는 말과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구분하여 쓰는 작가로서,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이라는 작품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한 부부와 그들의 부탁으로 케이크를 만든 빵집 주인이 이 단편의 주요 인물로 등장합니다.
갑작스럽게 닥친 큰 슬픔에 허덕이는 부부와 그저 남이었던, 빵집 주인이 한자리에 앉아 음식을 나눠 먹으며 서로 마음을 나누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뭘 좀 드셔야겠습니다.” 빵집 주인이 말했다.
“내가 갓 만든 따뜻한 롤빵을 좀 드시지요. 뭘 좀 드시고 기운을 차리는 게 좋겠소. 이럴 때 뭘 좀 먹는 일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될 거요.” 그가 말했다.
그는 오븐에서 따뜻한 계피롤빵을 가져왔는데, 갓 구운 빵이라 겉에 입힌 설탕이 아직 굳지도 않았다.
그는 탁자 위에 버터를 놓고, 버터를 바를 칼을 가져왔다.
그러고 나서 빵집 주인은 그들과 함께 탁자에 앉았다.
그는 기다렸다.
그들이 각자 접시에 놓인 롤빵을 하나씩 집어먹기 시작할 때까지 그는 기다렸다.
“이 냄새를 맡아보시오.” 검은 빵 덩어리를 잘라내면서 빵집 주인이 말했다.
“뜯어먹기 힘든 빵이지만, 맛은 풍부하다오.” 빵 냄새를 맡은 그들에게 그가 맛을 보게 했다.
당밀과 거칠게 빻은 곡식 맛이 났다.
이 소설은 종교적(영성체 의식)으로 해석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저는 믿음이 부족해서인지 종교적이란 생각은 못했고, 그저 음식을 나누며, 서로를 모르던 사람들이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려본다는 것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각자의 환경, 경험 그리고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는 편인데요.
이 소설을 읽고 나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렴풋이라도 상대의 입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로 빵집에서 풍기는 냄새에 잠시나마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일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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